2006년 국제신문, 2008년 동아일보를 통해 등단한 시인 이은규의 첫 시집. 고요히 보냈던 6년의 시간동안 시인은 번잡함을 멀리하고 보이는 것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은 채 잠잠했다. 그가 몰입한 것은 ‘듣는 일’이었다. 바람결을 듣고, 나무의 소리를 듣고, 스러져가는 기억을 듣고, 과거가 되는 너와 나의 관계를 듣는, 인내와 집중과 기다림의 시간. 그러면서 그는 깊어지고 넓어졌다.
이은규의 시는 따뜻함과 애틋함의 미학을 지니고 있다. 따뜻함이 머물다 가는 것의 아픔과 상처를 끌어안는 시선에서 온다면, 애틋함은 사라진 것과 지나간 것에 대한 연민을 아름답게 포착하고 간직하는 데서 느껴진다. 그 무엇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다정하게 부르는 일, 그 아름다운 파동에 귀를 기울여본다.